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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검도회] 자폐와 싸워 이긴 17세 소년 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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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특별시검도회 작성일05-03-28 조회2,1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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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부 (0byte) 4회 다운로드 DATE : 2005-03-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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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희야 장하다, 동희야 정말 고맙다….

눈물범벅이 된 신영미(42) 사범이 동희를 와락 끌어안았다. 응원하던 친구들은 2등이다, 2등 이라고 외치며 펄쩍펄쩍 뛰었다. 정작 동희는 믿기지 않는
듯 멍한 표정이었다.

영화 말아톤의 감동이 검도장에서 재현됐다. 발달장애(자폐) 2급인 이동희(17.대구전자공고 정보통신과 2)군이 비장애인과 겨룬 검도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7일 경남 창녕 문화체육관에서 벌어진 창녕군수배 영남검도대회. 대한검도회 등록 선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수년간 도장에서 수련한 실력파들이 출전한 대회다.
이군은 28명이 토너먼트로 겨룬 대회에서 내리 네 판을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있는 힘을 다해 싸
운 이군은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탈진한 상태였다. 결국 마지막 승부에서 패하고 말았지만 끝까
지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투혼은 놀라웠다.

이날 이군이 속한 대구검도관(전 화랑검도관)에서는 6명의 발달장애.정신지체 학생이 경기에 앞서
검도 시연을 했고, 4명이 경기에 출전했다.

신영미 사범은 이들을 소개하며 여기까지 오는 데 7년이 걸렸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이 한 게
임이라도 이기는 게 소원입니다라고 말했다. 세 명은 첫 판에서 탈락했지만 신 사범은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이군은 7년 전인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검도장을 찾았다. 여느 자폐아처럼 사람들과 눈을 맞추지
않았고 의사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병진 관장(41.7단)과 신 사범 부부의 정성어린
지도에 힘입어 점차 자기표현을 하고, 행동도 의젓해졌다. 검도 실력도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

2003년 SBS 검도왕대회에 화랑검도관 장애 아이들은 처음 시연을 했다. 그후 이군은 가끔 대회에
도 출전했지만 한 판도 이기지 못했다. 마구잡이로 돌진할 줄만 알았지 완급 조절을 할 줄 몰랐던
것이다.

신 사범은 올해 초 영화 말아톤이 개봉하자마자 이군을 데리고 극장을 찾았다. 극중 초원이(마
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한 자폐아 배형진군이 모델)를 보며 이군은 나도 할 수 있어요.
힘들어도 참아낼 거예요라고 말했다. 상대에게 다가가고 물러서는 타이밍을 알게 되면서 이군은
자신감을 얻었다.

대구에서 조그만 분식점을 하는 이군의 부모는 가게를 지키느라 대회장에 오지 못했다. 이군은
전화로 어머니 이점숙(47)씨에게 기쁜 소식을 전했다. 어머니는 선생님들이 고맙고, 네가 대견
하다며 흐느꼈다.

이군은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다 한 학년에 특수학급이 하나씩 있는 대구전자 공고로 옮겼다.
앞으로 희망을 묻자 회사원이라고 했다. 검도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신 사범은 우리 아이들이 일반인과 똑같이 승단 심사를 봐서 합격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장애 아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성취감과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좀 더 세심히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녕=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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